어떤 계절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 하루는 한여름처럼 덥고, 갑자기 초봄처럼 선선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전체가 기후 때문에 몸살이다. 사막은 넓어지고 폭염과 산불 횟수도 늘어나고 북극에서는 영구동토층이 녹아 내리고 있다. 산림은 무분별한 도시화로 없어지고 산에 살던 야생의 동물들이 도시로 내려와 전염병을 퍼트린다. 코로나19같은 무서운 질병이 나타나고 꿀벌이 사라져 수많은 종이 사라진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환경파괴에 있다. 따라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은 생명을 존중하고 인류를 살리는 길이다.
이번 인천 둘레길 6코스는 환경을 생각하며 인천의 하천과 갯벌을 따라 걷는 길이다. 다양한 꽃나무와 동식물이 자연 그대로 서식하는 인천대공원을 지나 생태하천으로 다시 살아난 장수천을 지나면 전국 최대의 천일염을 생산했던 염전이 위치한 소래습지생태공원이 나온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 청동오리, 도요새, 저어새, 갈매기 등이 떼지어 노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람사르 습지와 갯벌 등을 거닐며 환경을 다시 생각해 본다.
[거리] 9.84km
[시간] 2시간 31분
인천대공원 > 장수천> 담방마을> 서창JC> 만수물재생센터> 소래습지생태공원> 전시관> 소래포구시장
첫 길은 인천대공원 정문에서 시작한다. 관모산 일대에 걸쳐 있는 인천대공원은 소래산 줄기의 상아산과 거마산을 끼고 있다. 대공원은 인천 유일의 88만평의 녹지 대단위공원으로 200여점의 기암괴석이 전시된 수석공원, 식물원, 장미원, 조각공원, 인공호수 등이 있고 게이트볼, 축구장,배구장, 궁도장 등 운동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각종 조형물들이 손을 들어 환영하는 몸짓을 한다. 수많은 선남선녀들이 아름다운 꽃들과 녹음 속에서 사랑을 나눈다. 청춘은 그 꽃을 닮았다.
300,0000 이란 숫자가 앞에 나타난다. 인천광역시 인구가 300만이란 뜻이다.
메콰스콰이어가 즐비한 길을 따라 걸으면 벚꽃나무가 줄지어 늘어선 길이 나타난다. 봄 날에 왔으면 하얗게 핀 벚꽃이 한층 아름다웠을 것이다.
인천대공원을 나와 작은 오솔길을 지나자 길 옆으로 장수천이 흐른다. 장수천은 인천대공원이 위치한 관모산에서 발원하여 수산동에서 만수천과 합류한 후 황해로 유입하는 하천이다. 조선시대에는 사천(蛇川)이라 불렀으나 1914년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장수천(長壽川)이라 부르게 되었다. 제2경인고속도로 서창분기점 부근에서 만수천과 합류하는데, 생활하수가 유입되어 수질이 악화되어 하천의 기능을 하지 못했다. 그 후 인공호수에서 한강원수를 공급받아 방류하는 등 장수천 살리기 운동의 성과로 생태하천으로 다시 살아났다.
인천대공원 자전거광장에서 담방마을 아파트까지 장수천을 따라 자전거도로와 테크로드가 조성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고 있다. 장수교 하단부에는 벽화가 있다. 벽화속 그림들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또 다른 세계가 이루어진다.
장수천이 흘러 드는 갯골의 시작점은 담방마을이다. 이전에는 장수동, 만수동까지 바닷물이 들었다. 장수천이 끝나는 만수동의 만수천과 합류되는 곳부터 소래습지공원 앞을 지나 소래포구까지가 소래갯골이다. 담방마을은 만수동에 있다. 주변의 택지개발사업으로 본래의 마을 모습은 잃어버렸지만 같은 이름의 아파트 단지가 있어 그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담방마을은 그냥 담방, 담뱅이로 불렀는데 물속에 물건이 떨어져 잠길 때 소리나 모양을 나타내는 담방에서 유래된 것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
길가에 해당화가 피어있는 것을 보니 이곳이 바다와 인접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껴진다. 해당화는 우리나라 각처의 바닷가 모래땅과 섬의 산기슭에서 나는 낙엽관목이다. 생육환경은 모래땅과 같이 물 빠짐이 좋고 햇볕을 많이 받는 곳에서 자란다.
장수천을 지나 얼마 가지 않아 전국 최대의 천일염을 생산했던 염전이 위치한 소래습지생태공원이 나온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살아 있는 갯벌과 너른 습지를 관찰할 수 있는 도심 속 생태공원이다. 약 350만㎡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전시관과 자연학습장, 탐방로, 관찰 데크, 쉼터 등이 갖춰져 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일제강점기 염전으로 개발되어 1970년대 전국 최대 천일염 생산지로 자리매김했던 곳이다. 약 60여 년간 소금을 생산했던 폐염전은 2009년 생태공원으로 조성되었다.
테크길을 걷다 보면 아름다운 수련이 물 위를 수놓고 주변에는 칠면초와 함초와 같은 염생식물들이 가득하다. 주변에는 세 대의 풍차와 갖가지 조형물을 만들어 놓아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내 수많은 사진가들과 연인들을 이곳으로 모여들게 한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목재로 만든 폐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곳이 소금창고다.
소금창고는 단순히 소금을 보관하는 기능적인 장소만이 아니다. 천일염이 금값이었던 시절에는 ‘소금 1가마=쌀 1가마’인 때도 있었고, 농촌에 수박과 참외 서리가 있었다면 해안의 염전 일대에는 ‘소금 서리’가 수시로 발생하였다. 소래염전과 소금창고는 그곳을 생업 기반으로 했던 수많은 주민들의 삶의 내용이자 추억이고 지역에 축적된 문화를 상징하는 곳이었다.
염전은 전쟁과 휴전으로 북쪽에 집중되었던 소금 산출을 극복하고자 경기만, 특히 서해안 일대에 집중적으로 조성되었다. 소래염전은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 걸쳐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산출량을 보였기 때문에 건립된 소금창고의 수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1996년 폐염전 조치된 이후 노동자의 거주지와 부속 시설 등은 소멸했지만, 목재 건물인 소금창고는 1990년대 후반까지 수십 채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폐염전된 공간을 활용하려는 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금창고가 철거된 적도 있었다.
이후 주민의 항의로 소금창고가 다시 복원되는 해프닝도 발생하였다. 소래염전 부지였던 장곡동 일원에 조성된 약 23만㎡의 시흥갯골생태공원에는 관련 시설과 함께 소금창고가 복원되어 관람객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어릴 적 교과서에서 보기만 했던 염전이다. 염전은 소금을 만들기 위하여 바닷물을 끌어들여 논처럼 만든 곳으로 소금밭이라고 부른다, 소금은 염전에서 증발장치를 이용하여 농도를 짙게 하여 액체를 고체로 결정시킨 것이다. 이처럼 천연으로 소금을 얻는 전체공정을 천일염전이라 하며 이렇게 얻은 소금을 천일염이라 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이탈리아 등이 가장 발달되어 있으며 한국에는 서해안과 남해안에 분포되어 있다.
토판은 1905년 이전의 염전으로 현재와 같은 타일이 깔려있지 않아 소금에 갯벌이 섞여 검은 색을 띠고 있다. 이곳에서 채취된 소금을 토판염이라 하며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고가에 매매되고 있다. 아직도 일부 염전에서는 토판을 생산한다.
짭조름한 갯바람이 세월만큼 절어 있다
소금창고 지지대엔 스친 흔적 무상한데
소금밭 뛰어나오시며 반겨 맞는 아버님
아버님은 한평생을 소금처럼 사시었다
목도질로 휘인 어깨 움푹 패인 삶의 무게
이마에 소금곷 피면 더욱 척척 메셨다.
조강지처 잃은 설움 이 아들로 달래시며
점심밥 내갈 때마다 되먹여서 보내시니
아버님 사랑을 먹고 정금처럼 살아왔다.
이제 와 반세기 넘어 그때 거기 또 와보니
소금밭에 비친 하늘, 하늘마당 염전인지
아버님 파안대소에 눈물범벅 적십니다.
(아버지와 소래염전, 이광녕 작)
효봉(曉峯) 이광녕(71) 시조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시조비가 인천 소래습지생태공원안에 세워졌다.
'시조비가 세워진 소래습지생태공원자리에 있던 옛 염전은 시인의 부친이 일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염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닲은 삶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갑자기 사람들의 인파에 길을 걸을 수 없다. 이곳이 인천의 명소인 소래포구에 자리한 종합어시장이다. 다양한 생선이 거래되는 어시장부터 제철 음식 향기가 풍기는 식당가까지 발길을 잡아 끈다. 언제든 신선한 회와 해산물을 즐길 수 있으며 봄철에는 꽃게가 유명하다.
이렇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사람을 피한다. 결혼식도 장례식도 가족끼리 쓸쓸히 치른다. 때로는 마지막 순간도 보지 못한 체 재가 담긴 상자만 건네 받고 이것이 마지막 돌아가신 분의 유골이라 한다. 그 상자가 다른 사람의 것이라도 그냥 믿는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만든 세상 풍경이다. 이 모든 것의 근원은 환경파괴에 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이 어려울까? 인간의 욕심을 조금만 내려 놓으면 지구의 모든 동물이 깨끗한 환경에서 잘 살 수 있는 것을. 환경보호는 생명을 존중하고 인류를 살리는 유일한 길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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