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한민국에는 사장최대의 폭우가 쏟아졌다. 1907년 기상관측이래 처음이다. 이처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것은 강한 저기압과 강한 고기압의 세력이 한 곳에 정체되어 국지적인 폭우를 만들어낸 것이다. 북극에는 빙하가 녹고 더운 지방에서 볼 수 있는 모기가 성행하며, 추운 프랑스, 캐나다에서는 기온이 영상 50도의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강바닥이 말라버렸다. 인간이 만들어낸 난 개발이 초래한 기상이변은 매년 더욱더 심해질 것이다. 폭우가 그치고 모처럼 활짝 개인 날에 우리는 지난번에 이어 인천둘레길 10코스 신 먼우금길을 걸었다.
동막역 3번출구 - 인천환경공단 - 새아침공원 - 달빛공원 - 이암도해안공원 - 용현갯골유수지 - 중구문화회관 - 신선초등학교 - 인하대사거리 - 능안삼거리 - 숭의공구상가 - 도원역
인천둘레길 10코스는 신 먼우금길로 인천에서 유일하게 옛날 해안선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암도를 지나는 코스다. 자연과 사람, 생태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원도심과 신도심이 소통하는 길이다.
동막역 3번 출구에서 출발하여 송도국제교를 건넌다. 송도라는 이름은 일제시대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일제 시대에 불리었던 송도 지역은 지금은 송도라고 부르지 않는다. 지금의 송도국제도시는 예전의 그 송도가 아니다.
송도 국제교 오른쪽으로 강이 아닌 듯 강이 흐른다. 이곳은 강이 아니라 인천의 바다다. 사실 인천의 둘레길을 걷다 보면 강과 바다의 경계가 모호하다. 분명히 육지와 육지 사이로 보면 강이라 불러야 마땅한데 바다를 매립하여 도시를 세운 것이기에 또한 강이라 부르기도 모호하다.
송도국제교를 건너면 새아침공원을 맞이한다. 한여름의 강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걷다 보면 공원 안에 피어 있는 하얀 꽃과 공원 사이에 울창하게 숲을 이루는 나무들이 더위를 식혀준다.
해안선을 따라서 아침햇살이 빛나는 새아침공원을 지나면 해와 달 이야기처럼 달빛공원이 나온다. 공원 안에 우거진 신록 사이로 킥 보드를 타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킥 보드장과 어린이국제도서관을 지난다.
인천둘레길 10코스는 해안선을 따라 송도국제쿄, 컨벤시아교, 아트센터교, 인천대교 등 수많은 다리를 지난다. 그 중에서 2009년 10월 개통된 인천대교는 왕복 6차로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크고 긴 다리다.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 및 제 2,3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되어 있으며 인천항을 드나드는 대형선박들이 통행하는 주항로다.
바다에 접해있지만 좀처럼 바다를 보기 어려운 인천, 군사목적상 해안선에 설치된 철책으로 이내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 수평선은 보이지 않고 저 멀리 아파트 만이 볼품없게 보인다. 고교 친구들과 배낭에 담아온 점심 도시락도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다. 할 수 없이 대형 차들이 오가는 도로 귀퉁이에 앉아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는 갯벌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으로 지정된 검은머리 갈매기가 보인다.
점심 도시락을 먹고 인천환경공단 남항사업소와 남항 근린공원을 지난다. 조금만 더 걸었으면 남항근린공언의 멋진 조형물들을 바라보며 자동차의 소음 없이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먹으려면 배고픔을 참고 30분 정도를 더 걸어 왔어야 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항아리와 정자, 다양한 수목들을 바라본다. 인위적인 조형물과 자연 생태적인 공간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자아낸다.
해변가 너머로 방송국 송전탑처럼 생긴 건물이 보인다. 네이버지도를 보니 방송국중고차하고 나오는데 어떤 방송국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
남항유수지 해안선을 따라 걷는다. 이곳에서도 갯벌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으로 지정된 검은머리 갈매기를 비롯해 쇠백로, 괭이갈매기, 왜가리, 깜짝도요, 백할미 등 10여종의 조류가 서식한다고 한다.
이 지점은 1950년 9월 25일 새벽 유엔군 사령관 더글라스 멕아더 원수가 전함 261척과 상륙균 미해병 제1년대를 진두 지휘하여 역사적인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3곳의 지점 중 한 지점이다. 우리는 인천상륙작전에서 멕아더가 무릎까지 차는 바닷물을 헤치고 육지로 오르는 모습의 사진을 기억한다.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최초의 상륙을 한 것은 한국군이었으며 그 사진은 상륙이 성공하고 난 뒤 연출된 사진이라고 한다.
이곳이 원도사 터다.
원도사는 조선시대 원도(낙섬)에 두었던 제단 또는 사당을 말한다. 조선 전기 서해 여러 섬에서 지내던 원도를 모아서 지냈는데, 이 제사를 위해 마련한 시설이 원도사이다. 원도의 제사는 큰 산천과 바다에 지내던 국가 제사로 매년 봄 가을마다 인천의 수령이 국왕을 대신하여 제사를 주관하였고, 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기우제를 지냈다는 기록도 전한다. 원도에서의 제사는 19세기 들어 그 맥이 끊겼고, 원도사도 없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원도는 흔히 낙섬으로 부르던 작은 섬이다. 해발 27.4m에 면적은 620m2로 작약도보다 조금 작았고 부속도서로 소원도가 있었다. 병자호란 때 이윤생은 의병을 모아 이곳에서 청나라 군대에 맞서 싸웠다. 또한 1920년대 말 염전을 조성하여 낙섬까지 제방이 이어졌고 이 일대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연합군의 상륙지점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던 낙섬은 1970년대 해안도로 개발과 매립으로 인해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네이버 지식 백과)
인천축구전용 경기장은 인공설운동장의 축구전용경기장으로 인천광역시에 연고를 두고 있는 인천시민프로축구단 인천유나잍드가 2012년부터 홈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기장과 관중석과의 간격이 불과 1미터로 대한민국에 있는 축구경기장 중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경기장으로 꼽힌다. 또한 선수단 벤치가 관중석에 들어가 있다.
무더운 뙤약볕 아래 평지로만 이루어진 인천둘레길 10코스를 모두 돌았다. 오늘 걸었던 이 길에는 예전의 원도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해안선을 따라 걸었지만 바다의 수평선도 찾아볼 수 없다. 원래 자연이었던 것을 매립과 건설로 채워진 신도시 속에서 멸종 위기종인 검은머리 갈매기를 비롯해 쇠백로, 괭이갈매기, 왜가리, 깜짝도요, 백할미 등을 보았다. 또한 지난 폭우로 침수된 길가에 버려진 자동차도 보았다. 우리는 미래세대의 삶을 위하여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기후변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 제일먼저 피해를 볼 장소는 지대가 낮은 인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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