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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길

삼남길 서울2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남태령까지

서울고속버스 터미널과 대법원이 있는 서울 시내 한 복판에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들리는 한적한 오솔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또한 서울 고속버스터니널에서 서초구를 관통하여 방배역을 지나 사당동 아래 남태령까지 오직 산길로만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오늘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산길로 남태령역까지 걸어본다.

 

구간명: 삼남길 서울 2구간

총길이: 9.6km

코스:  서울고속터미널 - 몽마르뜨 공원 - 서리풀공원 - 창권사 -  매봉재산 - 우면산 - 남태령역

시점: 3,7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 2번출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어제까지 쏟아부었던 폭우는 오늘 아침 거짓말처럼 그쳤다. 모처럼 미세먼지도 없는 날 우리는 삼남길 서울 2구간을 걷기 위해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렸다.

 


터미널 옆에 놓인 2층 나무 다리에 올라가니 길은 또 다른 육교로 이어져 연둣빛 숲으로 우거진 작은 산 입구에 우리의 발을 옮겨 놓는다.

 

누에다리

우리는 서울 한복판의 황톳길을 밟으며 삼남길을 걷는다. 갈참나무가 우거진 숲 그늘마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즐긴다.  쉬는 사람들 사이로 걷다 보니 마치 애벌레의 몸통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의 이름은 누에다리다.

반포동

누에 다리는 2009년 완공된 다리로 반포로 개통으로 인해 단절된 몽마르뜨 공원을 이어주는 다리다. 이 일대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모두 뽕나무 밭이 있어 누에를 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누에 잠(蠺)자를 쓰는 잠실(蠶室)이라는 지명이름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누에 다리라는 이름도 여기서 나온 듯 하다. 

 


다리를 건너가니 누에가 서로 입을 맞추는 형상이 있다. 방송국에서 나온 듯한 사람 한 분이 이 누에 형상 속 누에 입에 손을 갖다 대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한다.  그 말을 듣자 일행 중 한 명이 지난 주 로또 한 장을 샀다며 꼭 당첨이 될 거라며 멋쩍게 웃는다. 

몽마르뜨 공원


이곳은 몽마르뜨 공원이다. 몽마르뜨 언덕은 파리의 북부에 위치한 주요 도심지다. 사크레-쾨르 성당과 예술가 및 풍자만화가가 모여있는 테르트르 광장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몽마르뜨 언덕에 올라서면 파리 시내의 훌륭한 경치를 내려다 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

그런데 서울 한복판에 이곳을 왜 몽마르뜨 공원이라 이름 붙여졌을까? 이 공원은 반포배수지 공사를 시행하며 2000년에 함께 조성된 공원으로 예전에는 아카시아 나무가 무성한 야산이었다고 한다. 남서쪽으로 프랑스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래마을이 있고, 그 마을 진입로를 몽마르뜨길로 부르게 됨에 따라 이 공원도 그와 같은 이름이 명명되었다. 

 

몽마르뜨언덕 시비


중앙대학교 류근조 교수의 시비도 보인다. 이 시비는 2010년 11월 2일 한-불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곳 몽마르뜨 공원에 세워졌다.

 


서리플 다리를 넘어 서리플 공원에 다다른다. 오늘같이 맑은 날 이곳에서 서쪽으로는 방화대교, 가양대교뿐만 아니라 저 멀리 행주산성까지 한 눈에 보이고

 

서리플공원


동쪽으로는 롯데월드타워, 남한산, 대모산, 구룡산, 인룡산, 우면산이 한 눈에 보인다.

 


서리플공원 산책로는 반포동부터 방배동까지 서울 서초구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산지형 공원으로 누에다리와 서리플 다리가 도로로 단절된 산책로를 연결하여 북쪽으로는 한강을 남쪽으로는 우면산을 이어주는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산책로다.

 

창권사

청권사는 조선시대 3대 임금인 태종의 둘째 아들이자 세종대왕의 형인 효령대군과 그 분의 부인을 모신 곳이다. 

효령대군(1396년∼1486년)은 독서를 즐기고 활 쏘기에 능해 태종을 따라 항상 사냥터에 다녔으며 효성이 지극했고 특히 동생인 세종과는 우애가 깊었다고 한다. 효령대군은 왕자로서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세상의 공명과 부귀, 권력을 멀리하고 세속과 멀어진 삶을 사신 분이다. 세종대왕의 큰 업적은 그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매봉재산


삼남길은 다시 매봉재산으로 이어진다. 매봉재산은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125m의 나즈막한 산으로 산의 명칭에 대한 별다른 유래는 찾지 못했다. 작은 산이지만 고즈넉하게 쉴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도시인들이 휴식하기에 좋은 공간인 듯싶다.

 


매봉재산과 우면산길에도 구름다리가 놓아져 있으면 했는데 구름다리는 없다. 왕복 8차선의 길을 건너 다시 우면산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찾기가 힘들다. 몇 년 전 홍수가 났을 때 허물어졌던 산을 아직도 복구를 못한 채 공사가 한창이다.

 


가까스로 삼남길로 이어지는 우면산의 입구를 찾아서 길을 간다. 예전에도 이 길을 걸었는데 그 때는 삼남길의 표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저기 공사가 한창이다. 다시 예전과 같은 홍수가 나면 어떻게 하려고 장마철인 6월 초입까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우면산은 소가 잠자는 모습의 산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외에도 우면산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한데 큰 바위가 관을 쓴 모양이라고 해서 관암산(冠巖山)이라고 불렀고 활을 쏘는 궁터와 정자가 있어 사정산(射亭山)이라고도 했다. 높이는 293m이며 동쪽에서 서쪽으로 길게 누운 형상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사람들이 가는 오솔길에는 어김없이 소원을 비는 돌탑이 있다. 누군가의 안녕을 빌며 나그네들이 하나 둘 쌓아 올린 돌들이 탑을 이루고 그 탑은 길가는 나그네들의 소원을 받는다.

 


물은 항상 낮은 곳으로 향하는데 높은 산에도 물이 있다. 산에서 졸졸 흘러나오는 물은 그곳에 약초가 스며들었든 미네랄이 스며들었든 그것에 상관없이 물 자체가 하나의 약수가 되어 지친 등산객들의 목을 축여준다.

 

도둑골

옛날 우면산으로 가는 이곳에 큰 성(城)이 있었으며, 그 성을 사이에 두고 아래 성 뒤(下城後)마을과 윗성 뒤(上城後)마을이 있었다. 당초 부자들이 많이 거주하였으나 남태령 주변에서 활개를 치는 도둑들 때문에 기존 주민들은 모두 이주하고 이 계곡은 도둑들의 소굴이 되어 일명 "도둑골"로 불려졌다. 현재 이곳은 전원마을에서 우면산을 오르는 등산로로 이용되고 있다.

 

전원마을
과천대로

삼남길과 서울둘레길의 갈림길에서 전원마을로 내려와 과천대로에 위치한 삼남길 서울의 종착점인 남태령역에 다다른다.

남태령 에스컬레이터


4호선 남태령역의 에스컬레이터 길이는 42.6m, 높이 21.3m로, 서울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길이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제일 공포를 느끼는 높이가 10미터라고 했으니 그보다 2배가 더 높다. 보기만해도 아찔한 에스컬레이터를 무사히 내려서 지하철 플랫폼에 섰다.

다음의 삼남길 구간은 남태령에서 인덕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