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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누리길

동작충효길 7코스 생태감성을 체험하는 까치산길

  • 구간: 3.6km
    백운고개 생태다리 - 상도중학교 - 까치산 차없는 거리 - 까치산공원 관리사무소 - 솔밭로생태다리 - 삼익그린뷰 아파트 - 사당역
  • 소요시간: 약 1시간

동작충효길의 마지막 코스인 7코스 까치산길은 백운고개 생태다리에서 시작해 까치산 근린공원을 지나 사당역에 이르는 길이다. 까치산길은 동작의 남부 녹지축을 연결하는 구간으로 산림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시작은 사당이 고개로 알려진 백운고개 생태다리부터 시작한다. 이 길을 찾아가는 방법은 7호선 숭실대입구역 3번출구에서 올라오거나 숭실대별관앞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백운고개 생태다리 앞에는 관악산의 스카이라인을 방해하는 흉물스런 건물이 솟아있다. 우리나라에는 도시계획이란 말이 없는 것 같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난 개발로 녹지란 녹지는 모두 파괴되고, 도시의 미관은 사라졌다. 동작충효길 7코스 까치산길도 시작점은 있지만 연결점도 끊어졌다. 눈앞에는 표지판 대신 사당2구역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이란 팻말만 눈에 보인다. 모두가 삶의 질은 포기하고 돈에 미친 것 같다.

공사판을 지나가자 이제야 까치산길의 안내표시가 보인다. 이렇게 길이 없어진 내용이 동작구 홈페이지 어느 곳에서도 찾지 못했다.

청림 어울림길(까치산 차 없는 거리)

안내 표시를 따라 길을 걸어가면 '청림 어울림길'이라는 이름의 까치산 차 없는 거리가 나온다. 아파트 단지와 주택 한가운데 위치한 까치산 차 없는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유럽의 도시처럼 차보다는 사람을 우선시하는 이런 길이 점점 많아져야 한다.

차 없는 거리 왼쪽으로 까치산 길이 이어져 있다.  그 길 옆에 도시인이 작은 텃밭을 가꾸는 모습이 보인다.

예부터 이 지역은 수목이 우거지고 까치가 많아 까치고개라 불렀던 곳이다, 2005년 6월 아치형 생태육교가 세워지면서 관악산까지 이어지는 등반이 가능해졌다. 이 생태로 주변에는 자생수종인 소나무 등 4,200 그루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동작구에는 친근감이 있는 지명이 많다. 사당동은 큰 사당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으로 1914년 당시 능마을, 동산마을, 양짓말을 병합하여 사당리로 부르다가 1963년 서울시로 편입되면서 사당동으로 부르게 되었다.

동산말은 관악시장일대로 옛날 작은 동산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고, 양짓말은 양지바른 곳에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능내는 동래정씨 문중 묘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고 까치고개는 까치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같은 이름의 지명이 우리나라 곳곳에 많았다. 그러나 최근 도로명주소로 바뀌면서 정감이 있는 이름의 지명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 아쉽다.

까치산 길은 오르막이 거의 없고 평탄한 산길이다. 숲길 중간중간 다양한 운동기구를 갖추어진 체력단련시설이 갖추어져 있어서 등산보다는 산책에 더 가깝다.

원당고개

솔밭로 생태다리 밑에서 내려다보면 원당고개가 보인다. 이 고개이름은 조선시대 동래 정씨와 전주이씨가 사당고을을 서로 자기 땅이라고 우기다가 결국 소송이 붙자 고을의 원님이 이 고개턱에 앉아서 판결을 내렸다고 전하는 데서 유래됐다.

이 까치산길에도 돌무더기가 보인다. 예전에 마을 입구나 고갯마루에는 언제나 서낭당이 있어 그곳에 돌을 쌓아놓았다. 마을 사람들은 그 서낭당이 마을을 보호해준다고 믿었다. 일종의 마을의 수호신이었다.

까치산 길옆에 커다란 나무가 뿌리째 뽑혀 넘어져 있다. 지난 태풍 링링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것이다. 이 땅에 자라는 그 무엇도 저절로 자라고 있는 것은 없다. 그 세월의 나이테만큼 비바람, 번개, 폭풍 모두 이겨내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되새겨 본다. 나는 그 동안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견디고 살아왔던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견디고 살아야 하는가? 그러나 그 겪은 고난만큼 우리는 추억이라는 기억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을 견디고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뿌듯한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까치산을 내려와 주택가로 길을 걷는다.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일생은 별반 다르지 않다. 알몸으로 태어나 짧은 생을 누리다가 알몸으로 돌아가는 것은 누구나 같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현 상태를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허기진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시간을 바친다. 진정으로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본 적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체.

사람들은 오늘도 어디론가 바쁘게 달리고 있다. 자신의 시간을 망각한 체.

오늘은 잠시 바쁜 일상을 멈추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오랜만에 보는 이 텅 빈 사당동의 도로의 모습처럼.

드디어 동작충효길의 마지막 종착지인 사당역이다. 1길부터 7길까지 각각의 테마가 있는 동작구의 곳곳의 길을 걸으면서 그 동안 몰랐던 새로운 길을 만나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많은 생각과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