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물이다. 물이 없으면 어떤 생물도 존재할 수 없다. 물은 어느 곳에든지 있다. 바다에도, 땅에도, 산에도, 심지어 사막에도 존재한다. 높은 산 꼭대기에 졸졸 흐르는 물이 있다. 산 정상에서 지하 깊숙이 박혀 있던 물이 솟아올라 산에 사는 온갖 풀 나무와 동물들을 살아 숨쉬게 해준다.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그 물을 우리는 샘이라 부른다.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다. 그 계절에 변화에 따라 생명체들도 변한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푸른 빛의 나무들도 계절의 변화에 따라 붉고 노랗게 물들었다. 이번에는 북한산둘레길 4구간 솔샘길이다. 이 길은 예부터 소나무가 무성하고 맑은 샘이 있어 솔샘길이라 이름 붙여졌다. 성북구의 대표적인 도시공원의 작은 꽃 길을 따라 쉬엄쉬엄 산책하며 걸을 수 있는 난이도 '하'의 오솔길이다.
마치 푸른 비단에 작은 솜들을 흩뿌려 놓은 듯한 하늘과 연녹색, 진녹색, 노란색, 붉은색 수채화 붓으로 두껍게 찍어놓은 듯한 풀 나무들이 어우러져 멋진 수채화가 완성된다. 어느 천재화가가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물풀 사이로 개구리밥이 흐트러져 있는 연못가 단풍나무 오솔길을 따라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이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소풍을 나왔다.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시절의 모습이다.
연못 옆에는 솔샘길의 포토 포인트인 솔샘 발원지가 있다. 예부터 소나무가 무성하고 맑음 샘이 있어 송천(松泉) 또는 솔샘이라 불렀다.
둘레길 옆에 자락길이 있다. 북한산자락길은 노인, 어린이, 유아, 임산부 등 보행약자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솔샘마당에서 칼바위까지 조성된 완만한 숲길이다. 한 번 걸어보고 싶지만 오늘의 목적은 북한산둘레길을 걷는 것이므로 다음에 걷기로 한다.
얼마 걷지를 않은 것 같은데 솔샘길의 종착지인 정릉계곡이다. 정릉계곡은 오래 전부터 청수동의 계류를 따라 형성된 계곡으로 여름철이면 피서를 위하여 찾아 드는 인파가 길을 메웠다. 특히 정릉 유원지 깊숙한 곳에 위치한 청수장이라는 명칭은 삼각산 남쪽의 깊은 계곡의 맑은 물과 부근의 상수가 조화를 이룬 곳에 위치하여 불리어진 이름이다, 최근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매입하여 삼각산 탐방안내소로 사용하고 있다. 그 동안 못 찍은 스템프를 찍으러 북한산국립공원 탐방 안내소의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역시 문은 굳게 닫혀있다. 코로나19가 있는 한 스템프를 찍는 일은 포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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