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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명륜동 길 - 성균관과 장면가옥 서울 종로구 명륜동은 필자의 아버지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곳이다. 이곳은 아버지께서 태어나시고 어린 시절을 보내신 곳이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이곳에서 태어나신 지 한 해 만에 어머니를 여의셨고, 할아버지는 43세 때 화신 백화점에 근무하는 23세의 처녀와 재혼을 하셨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새어머니를 한 번도 어머니라고 부르시지 않으셨다. 그리고 당시 경성에서 꽤 부유한 집안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국민학교 4학년 때 가출을 하셨다. 할아버지는 그 가출한 아들을 찾아 경성 시내를 미친 듯이 헤매셨다. 그런 할아버지를 보고 아버지는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고 생각할 즈음 길거리에서 새어머니와 마주쳤다. 새어머니는 아버지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아버지를 외면했다. 할아버지가 그토록 아버지..
양평 물소리길 6코스 - 용문산 은행나무길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시작한 물소리길 그 길의 마지막 길을 간다. 용문산의 은행나무를 향해 떠나는 물소리길의 마지막 여정 그 길을 따라서 간다. 그토록 무덥던 여름도 시간의 흐름 속에 이미 자취를 감춰버리고 10월 중순의 용문역의 아침은 가을의 계절답게 옷깃을 여밀게 한다. 용문역앞 들판을 뒤엎은 황금물결과 추수하는 농부의 바쁜 발걸음! 진정 가을의 풍경이다. 고풍스런 기와집과 마을의 수호신과 같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어릴 적 내가 살던 고향에 온 느낌에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친구들이 그리워진다. 흑천길을 따라서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이 길을 곧장 가면 용문산이 나올 것이다. 이렇게 생각 없이 유유자적 길을 거닐면 세상의 온갖 시름도 사라져버린다. 빠르게 움직이며 살아왔던 시간들! 시간은 금..
양평 물소리길 5코스 - 흑천길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시작한 물소리길 그 길을 다시 이어서 간다. ​ 원덕역에서 용문역까지 오르막이 전혀 없는 평탄한 길 그 길을 따라서 간다. 며칠 전 내린 비로 모를 심은 논에는 물이 가득하고 길가에 애기똥풀도 생기가 가득하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유행가 작사가는 어떤 아픈 사연이 있기에 하얀 찔레꽃을 왜 붉게 만들었을까? 저 산 정상에 서서 바라보면 일곱 개의 읍이 보인다 한다. 그래서 저 산을 칠읍산이라 불렀는데 지금은 추읍산이라 부른다. 그 추읍산을 병풍 삼아 흐르는 물이 흑천이다. 흑천은 이 하천 바닥의 돌이 검은색으로 물빛이 정말 검게 보인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흑천이다. 양평의 깊은 계곡의 깨끗한 물을 머금은 논과 밭을 바라보면 내 마음도 깨끗해 지는..
양평 물소리길 4코스 - 버드나무 나루께길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시작한 물소리길! 그 길을 다시 이어서 간다. 모처럼 미세먼지 없는 화창한 날씨라 경의중앙선 전철은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입추의 여지가 없다. 이번의 가는 길은 연녹색 버드나무가 아름다운 길 물소리길 4코스 버드나무나루께길! 양평역에서 원덕역까지 11Km를 걷는다. 예전에는 이곳에 큰 시장이 열렸었다. 강원도와 충청도의 깊은 숲에서 자란 질 좋은 임산물이 육로를 따라 이곳으로 내려오고 남해와 서해의 싱싱한 해산물이 여기에 모였으니 그 규모가 대단했다. 조선후기에는 옥천면에 있던 읍이 이곳으로 이관될 정도였으니 그 옛날 양평시장을 상상해 본다. 양평시장을 지나 양평군청 방향으로 걷다 보면 물소리길 안내표지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 물소리를 따라서 간다. 자전거가 지나..
양평 물소리길 3코스 - 강변이야기길 가만히 땅 위에 귀 대어 보면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를 따라 길을 간다. 양평의 물소리3길 강변이야기길을 간다. 양평 물소리 길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진 한강이 시작되는 곳에 있는도보여행길이다. 물소리길 3코스는 아신역역, 양근향교, 남한강변 산책로, 양평군립미술관, 양평시장을 거쳐 양평역까지 가는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길이다. 중앙선 옛 철길 옆에 만든 중앙경의선 철길 위로 열차가 지나간다. 그곳에서 옛 아신역의 과거와 경의중앙선의 현재가 교차된다. 다리 밑 교각 벽에 그려진 새의 형상이 현실로 이어져 새의 날개짓이 된다. 머리가 나쁘고 흉조로 오해받은 까마귀들이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IQ 좋은 길조가 된다. 반대를 위한 반대의 정치 붕당정치의 ..
양평 물소리길 2코스 - 터널이 있는 기찻길 낙엽들이 뒹구는 소리에 정처없이 떠나고 싶은 계절! 양평 물소리길 2코스를 간다. 물소리길 2코스는 터널이 있는 기찻길이다. 그 길을 따라 신원역에서 아신역까지 간다. 신원역을 지나자 아름다운 북한강이 눈앞에 펼쳐진다. 회색 겨울 빛이 아무도 없는 강물을 말없이 쓸어 덮는 고요 속에서 산 너머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본다. 겨울에 들어서도 물은 쉼 없이 흐르고 갈대는 바람에 나부낀다. 가로수가 즐비한 자전거 길로 나와 터널을 지나니 국수역이 눈 앞에 다가선다. 겨울이 아쉬워 아직 겨울을 떠나 보내지 못한 마을, 우렁이 논에는 이제 얼음이 녹아 물이 차오르고 논두렁 둔턱엔 봄 햇살을 받아 푸른빛 새싹이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물소리 들리는 하천 위로 평창으로 가는 KTX열차가 속도를 자랑하듯 중앙..
양평 물소리길 1코스 문화유적길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 모두가 일을 시작하는 월요일 경의중앙선을 타고 길을 떠난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초겨울 아침의 양수역에서 양평 물소리길을 따라 홀로 걷는다. 들판엔 아직 서리가 녹기도 전인데 농부는 어깨에 볏집을 메고 어디로 가는 것일까. 길가의 나무들은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고 푸르던 들판은 갈색의 옷을 갈아입고 겨울을 맞는다. 평범하던 길이 갑자기 가팔라진다 싶더니 길은 금새 다시 완만한 지형으로 변해 걸을만하다. 모두가 계절에 변화에 스스로 몸을 낮추는데 저 소나무들은 무슨 배짱으로 독야청청하는지. 야산을 넘자 커다란 능이 보인다. 정찬손의 묘다. 정창손은 조선초 청백리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시대의 유교적 도덕률에 충실했다. 이성계와 정도전은 아무런 이유없이 위화도회군으로 고려왕조를 무너뜨린 까닭에 명분이 필요..
양평 두물머리 물래길 -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 봄, 여름, 가을, 겨울, 끝없이 순환되는 계절의 수레바퀴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가을에 중반을 내딛는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그 가을의 하루 경의중앙선 열차를 타고 양수역에 내린다. 양수리(兩水里)는 북한강,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이라고 해서 ‘두물머리’라고 불린다. 두물머리 양수역에서 시작하는 두물머리 물래길! 오늘은 이 길을 가기로 한다. 길은 세미원으로 향한다. 온 세상이 모두 더러운 진흙탕 속이라도 스스로 깨끗함을 유지하던 연꽃이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오직 한 송이만 붉게 피어있다. 북한강 다리를 건너며 맑은 물을 바라본다. 다리 건너 양수리 시장 골목도 두 곳으로 나누어 있다. 북한강과 남한강으로. 북한강을 가로지르며 수많은 배와 돛대가 보인다. 배로 만들어진 배다리다. 배다리에 관한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