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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북한산둘레길 제12구간 충의길에서 충의 의미를 되새기다

가운데 中, 마음心의 뜻을 가진 충(忠)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조금의 속임이나 허식 없이 자기의 온 정성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조선시대에는 오직 국가와 임금을 위하여 온 마음을 다하는 것을 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현대에 와서도 忠의 의미는 변함없는 것 같다. 각국의 통치권자는 인류의 평화와 행복은 뒷전이고 오직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하여 희생하는 것을 최고의 충신이고 영웅으로 생각한다.

 

21세기의 忠과 義의 뜻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북한산둘레길 제 12구간 충의길이다. 충의길의 처음은 사기막골에서 시작한다. 사기막골이란 지명은 예전에 이곳에서 사기그릇을 굽던 막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사기막골의 사기막교를 건너 오늘의 여정은 시작된다.

사기막 전망대에서는 북한산의 장엄한 자태가 나타난다. 왼쪽부터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 염초봉이 보인다. 숨은벽은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에 있는 암벽이다. 이 암벽에서 펼쳐지는 암릉을 숨은벽 능선이라고 한다. 명칭은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에 가려서 숨어 있는 듯 잘 보이지 않는대서 유래하였다.

 

몇 개의 출렁다리와 오르막 내리막을 거쳐 꽤 넓은 휴식장소가 나타난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걷는다. 평일이라 그런지 둘레길을 걷는 사람은 오직 나 혼자지만 자연이 벗이 되어 전혀 외로울 틈이 없다.

큰 길을 따라 가면 개인 농원 안으로 들어가기 쉽다. 주변을 살펴보면 작은 샛길에 둘레길 표시가 되어 있다.

 

요란한 헬리콥터 소리가 자연과 나의 교감을 방해했다. 여러 대의 헬기가 소방 방재훈련을 하고 있다. 11월은 산불예방 강조기간! 산의 나무와 풀은 메말라 작은 불씨에도 화재가 일어나기 쉬운 계절이다. 다행이 올해는 겨울장마 때문에 아직도 풀과 나무는 습기를 머물고 있지만 저렇게 산불을 방지하기 위하여 온 힘을 기울이는 소방관들이 있다. 저렇게 인류의 안위를 위하여 봉사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오늘의 忠의 개념이 아닐까?.

충의길의 마지막의 표시는 없다. 다만 마지막 지점이라는 것은 충의길과 송추마을길이라는 작은 팻말뿐이 없다. 여기가 충의길의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