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보면 볼수록 신비하다. 누군가 조각해 놓은 듯한 기묘한 바위가 하늘높이 치솟아 있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맞추어 어김없이 꽃은 피고, 만물이 생동하고, 열매 맺고 때로는 죽은 듯 무섭도록 고요하다. 오늘에 사는 현대인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대부분의 삶을 자연에 의지해왔던 원시수렵사회나 농경사회에서 살던 인간은 자연을 어떻게 보았을까? 한 방울의 독에 의해서도 죽어야 하는 나약한 인간은 결국 자연스럽게 신의 존재를 믿게 되었고 종교가 탄생했다.
북한산둘레길 제18구간 도봉옛길이다. 도봉산 주위에서 만나는 도봉옛길은 기묘하게 생긴 산봉우리만큼이나 종교시설도 많고 볼거리도 많다. 도봉산에서도 유명한 사찰인 도봉사, 광륜사, 능원사를 지나는가 하면 도봉계곡 옆에 있는 우암 송시열의 바위글씨도 볼 수 있다.
도봉옛길의 관문을 지나자 얼마 가지 않아서 도봉산의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포대정상의 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도봉산은 높이는 740미터로 주봉은 사진의 왼쪽에서 3번째인 자운봉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의 일부로 산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절리와 풍화작용으로 벗겨진 봉우리들이 연이어 솟아 기암절벽을 이루고 있다. 주봉인 자운봉에서 남쪽으로 만장봉, 선인봉이 있고, 서쪽으로 오봉이 있으며, 우이령을 경계로 북한산과 접하고 있다. 도봉동계곡•송추계곡•망월사계곡을 비롯하여 천축사•원통사•망월사•관음암•쌍룡사•회룡사 등 많은 사찰이 있다. 그 밖에 조선 선조가 조광조를 위하여 세웠다는 도봉서원이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최근에 영하의 날씨에 대부분의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모든 잎을 떨구었는데 아직도 새빨간 단풍이 등산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도봉탐방지원센터를 지나자 광륜사라는 사찰이 눈에 들어온다.
광륜사(光輪寺)는 673년 의상 조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당시의 사찰 이름은 만장사였으며 천축사, 영국사와 더불어 도봉산의 대표적인 가람으로 성장하였다. 조선 시대 중기 이후 쇠락하였고,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대부분 소실되었다. 조선 시대 후기에 신정 왕후가 부친인 풍은 부원군 조만영이 죽자 풍양 조씨 선산과 인접하고 산수가 수려한 도봉산 입구에 현 광륜사인 만장사를 새로 짓고 별장으로 삼아 만년을 보냈다. 그 후 고종 때 흥선 대원군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국정을 보기도 하였다. 1970년대 이후 보살 금득이 사찰을 대대적으로 중창하였으며, 2002년 5월 보살의 시주를 받아 무주당 청화 대종사가 사찰 이름을 광륜사로 바꾸고 새롭게 개원하였다. 광(光)은 동서, 륜(輪)은 남북이란 뜻으로 광륜은 ‘넓이’를 의미하며, 청화는 부처의 자비가 동서남북 사방 천지에 두루두루 미치기를 염원하며 광륜사라고 이름 지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북한산 탐방로 도봉계곡 옆에 작은 바위 위에 도봉동문(道峰洞門)이란 명필이 눈에 보인다. 이 바위에 새겨진 글씨는 우암 송시열이 쓴 글씨다. 한학을 연구하는 후학들의 이정표이며 학문의 중심이었던 도봉서원의 전당에 들어섬을 알려주고 또한 도봉산의 입구임을 알려주는 석각으로 처음 그 자리에 변함없이 위치해 있다.
도봉계곡을 끼고 옆으로 탐방로 길을 따라 가자 능원사라는 절이 눈에 보인다. 능원사는 도봉산 만장봉이 한 눈에 펼쳐지는 자리에 1977년에 건립된 사찰로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찰이 석가모니를 주존불로 모시는 것이 비해 능원사는 미륵불을 모시고 있고 경내의 모든 전각이 황금단청으로 되어있다.
능원사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사찰 도봉사가 보인다.
도봉사는 고려 시대인 968년(광종 19)에 혜거 국사가 창건하였으며, 971년(광종 22) 광종이 여주 고달사와 희양산 봉암사, 양주 도봉사 세 곳을 특별 선원으로 삼았다. 현종 때 거란의 침입으로 왕이 남쪽으로 피난하면서 도봉사에 들렀던 적이 있다. 이후 도봉사는 전쟁과 화재 등으로 여러 번 소실되었으며, 그 내력은 잘 알 수 없다. 조선 말 고종 때 승려 벽암이 법당과 부속 건물을 복원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과 극락 정사 등 법당과 부처의 진신 사리를 둔 뿌리 탑, 빈자 일등상, 칠층탑과 선방, 요사, 종무소, 공양간 등 부속 건물이 있다. 대웅전은 2층 구조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서 삼존불이 있으며, 중앙이 석가모니불이고 좌우 협시보살은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다. 극락 정사[극락전]에는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이 협시보살로 있다. 극락 정사 옆에는 영가를 위한 영탑[납골 탑]이 있어 신도들의 영지로 사용되고 있다. 도봉사 길가 담 벽에는 심우도가 그려져 있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끈다. [네이버 지식백과]
도봉사의 건물 뒤편으로 호랑이를 탄 산신령이 있다. 도봉산의 바위가 바로 뒤에 위치해 있어 도봉산에서 내려온 산신령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불교는 석가모니를 주존으로 모신다. 그러나 산신령의 존재는 도교에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불교의 특징은 도교와 불교가 융합되어 나타난다. 특히 조선의 억불숭유 정책으로 산에서 살아야 했던 승려들에게 호랑이는 두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절마다 산신령을 모시는 것은 호랑이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염원도 있다.
도봉산의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의 장엄한 자태를 바로보며 길을 걸었다. 길을 걷는 동안 마치 도봉산의 거대한 기운이 온 몸으로 들어오는 듯 기운이 저절로 솟구치는 듯 하였다. 길을 걸을 때는 그 길이 어떠냐에 따라 발걸음이 다르다. 볼거리가 많은 이 길은 여느 때보다 한층 가벼운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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