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동네마다 방앗간이 있었다. 방학동도 곡식을 찧는 기구인 방아가 있는 곳이 있어 '방아골(굴)에서 유래했다. 한자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음이 비슷한 방학리(防鶴里)로 고쳐 쓰면서 지금의 방학동이 되었다.
북한산둘레길 제19구간은 방학동길이다. 방학동길은 전구간이 숲길로만 이어져 있어 꽃이 피고 신록이 우거진 봄, 여름, 가을에 가는 것이 좋다.
나무들은 꽃이 피고 열매가 맺을 때까지 엽록소 작용을 통하여 양분을 제공하던 잎들을 겨울에는 쓸모가 없어지자 냉정하게 자신의 몸에서 떨어트린다. 이렇게 잎이나 꽃잎, 과일 등을 자신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도록 돕는 특별한 세포층을 ‘떨켜’라고 부른다. 앙상한 가지만이 남은 나목들 밑에는 자신의 생명을 끝내고 쓰러진 고사목과 폐목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방학동길에는 그런 폐목들을 길 양쪽의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게 적절히 잘 이용하고 있다.
방학능선을 타고 오르는 중간에 높다란 구조물이 눈에 보인다. 쌍둥이 전망대다.
나선형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타고 쌍둥이 전망대에 오르면 북한산, 수락산, 도봉산, 불암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마치 산 정상에 있는 듯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날씨에 아주 먼 곳에 풍경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능선을 따라 즐비하게 서있는 나목들, 그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도봉산의 모습, 완연한 겨울이다.
포도밭이라고 쓰여져 있는 곳에 오면 갑자기 다른 계절에 온 듯, 온 세상이 붉고 푸르게 물들어 있다. 이곳은 마치 계절을 잊은 것 같다.
포도밭을 지나 나지막한 언덕길을 올라가면 철문이 가로막는다. 문 앞에 쓰인 안내문이 보인다.
위 통로로 멧돼지가 많이 이동하여 인근 민가가 피해를 받고 있어서 부득이하게 출입문을 설치하였습니다. 이용하시는 분의 양해 부탁 드립니다. [도봉구청 공원녹지과]
이 지역에 멧돼지가 많이 출몰하여 철문과 울타리를 설치하여 놓은 것이다. 경계심이 생겨 주변을 둘러보지만 멧돼지가 지나간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이곳에 멧돼지가 많이 출몰하나 보다. 다행히 철문은 열려 있어서 문을 열고 가던 길을 계속 가면 된다.
방학능선을 따라 1시간 남짓 쉬엄쉬엄 걸었다. 특히 쌍둥이전망대에서 멋진 전망을 보는 것이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둘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둘레길 제21구간 우이령길 - 우리가 지켜야할 자연 (0) | 2022.01.04 |
---|---|
북한산둘레길 제20구간 왕실묘역길을 걷다 (0) | 2022.01.04 |
북한산둘레길 제18구간 도봉옛길에서 조상의 숨결을 느끼다 (0) | 2022.01.01 |
북한산둘레길 제17구간 다락원길을 걷다 (0) | 2021.12.31 |
북한산둘레길 제16구간 보루길에서 (0) | 2021.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