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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을숙도 - 낙동강하류 철새도래지

모스크바의 기온이 38도 이상 치솟고 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아 북극곰이 살 수 없다. 녹은 얼음은 수증기로 변해 지구 상공을 가득 메우고 폭우가 되어 지구 곳곳에 홍수를 일으킨다. 여기저기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박쥐와 새들은 터전을 잃고 인간 세계로 날아와 전염병을 일으킨다. 인간의 욕심에 의해 발생된 자연재해, 그것은 인과응보가 되어 인간에게 재앙이 되어 돌아온다.


한번 망가진 생태계는 다시 돌아올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가 노력하면 생태계는 복원이 가능하다. 한 때 염색공장의 폐수로 코를 막고는 지나갈 수 없는 시커먼 의정부 중량천이 물고기가 사는 천으로 바뀌었고 쓰레기 매립지였던 한강의 난지도가 꽃피고 나비가 날아드는 하늘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을숙도

그리고 또 한 곳 한반도 남쪽 낙동강 하류!


한때 쓰레기만 가득 찾던 쓰레기 매립지였던 을숙도가 2005년, 5년간의 복원공사를 거쳐 을숙도철새공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나는 오늘 낙동강 하류 철새 생태공원 을숙도에 간다.


을숙도 철새공원은 낙동강 하류 과거 경작지, 분뇨처리장,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1999년부터 을숙도 습지 복원사업으로 2009년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부산 1호선을 타고 하단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낙동강 하구의 둑을 건너니 을숙도 철새도래지에 다다른다.

 

낙동강 700리를 타고 내려온 강물에 씻겨온 고운 모래와 흙은 강물의 마지막 끝자락 이곳에 영양가 많은 비옥한 삼각주 퇴적물을 만들었다. 강물은 바다와 만나기 직전 밀물과 썰물이 교차되어 어패류도 다양하다. 철새들이 모이기에 딱 좋은 장소다. 1950년대 동양최대의 철새 도래지였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어디부터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 홀로 한참 고민하고 있던 참에 안내원이 전기버스가 곧 출발하니 타서 한 번 둘러보라고 한다. 안내를 맡으신 운전 기사님과 승객은 오직 나 혼자! 기사님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을숙도를 한 바퀴 돌아 원위치로 돌아온다. 기사님은 이제 혼자 버스가 지나온 코스로 걸어서 차근차근 보라고 알려준다.

에코센터

 

에코센터 전망대

나는 다시 지나온 코스를 거슬러 걸었다. 먼저 기사님이 알려 준 에코센터를 찾았다. 2층 건물로 된 이곳에서는 낙동강의 습지 생태계와 낙동강 하구의 형성, 철새의 이동경로 등 다양한 설명이 깃들인 그림과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2층에 올라서니 한 벽면을 시원하게 채운 유리창이 눈에 띈다. 수많은 사람들이 눈앞에 펼쳐진 습지의 철새들을 바라본다. 저렇게 많은 새들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니. 출장을 오느라고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아쉽다.

울숙도의 드넓은 슾지와 애기동백

에코센터를 나와서 다시 을숙도의 길을 걷는다. 드넓은 습지와 갈대 숲! 그리고 애기동백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길바닥에는 시들지도 않은 동백꽃이 송두리째 떨어져 있다. 동백꽃이 질 때의 모습은 애처롭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 버림받은 간난아이처럼 꽃송이가 통째로 쑥 빠져 떨어진다. 떨어진 꽃송이는 모두 하늘로 향하고 있다. 애처로운 마음에 한참을 바라보다 길을 걷는다.

 

어디선가 끼룩끼룩 새들의 먹이 찾는 소리가 들린다. 이곳이 남단탐조대다. 앞에는 야생 갯벌 펼쳐치고 작은 게들이 기어 다닌다. 그곳에 큰고니, 재두루미 등이 무수히 몰려있다. 이렇게 많은 새들을 눈 앞에서 보는 것이 처음이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자연은 이렇게 가까이 와 닿는 것을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연을 파괴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시 재앙이 되어 인간에게 돌아온다. 이번에 겪은 대홍수, 대형산불, 코로나가 그것을 말해준다.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게 인간의 노력으로 생태계를 되찾은 곳도 있으니. 이것은 희망이다. 앞으로 이러한 노력이 하나, 둘 이뤄간다면 자연은 반드시 우리에게 보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