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우면산둘레길[총길이: 17.9 km]
서울둘레길 4코스 대모•우면산 코스
총길이: 17.9 km
시점: 사당역 3번출구
종점: 수서역 6번출구
난이도: 보통
연휴의 마지막 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서울둘레길 4코스 대모•우면산 코스를 갔다.
코스는 사당역 2번출구에서 시작하여 수서역까지 간다.
안양방면으로 300미터 내려가서 왼쪽으로 우면산둘레길로 접어든다,
관악산을 등지고 조금 걷다 보면 우면산 자락을 만난다. 우면산은 소가 잠자는 모습의 산이라고 해서 우면산이라고 부른다. 다른 둘레길보다 경관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지만 쉽게 운동 삼아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이다.
이곳은 우면산 자락의 성 뒤 마을로 가는 고개로 이곳에 성이 있었고 부자가 많이 살았지만 도둑들이 활개를 쳐서 모두 이주한 뒤 이곳을 도둑골로 불렀다. 하지만 지금은 도둑은 없고 소나무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어 피톤치드를 마시며 여유롭게 산책을 할 수 있다.
이곳에 계곡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여름철에는 시원하게 물이 흐를 것으로 생각이 된다. 불과 며칠 전까지 울긋불긋 아름답게 피었을 꽃들은 모두 지고 푸르른 신록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고 찬란했던 꽃들은 시들어 바닥에 떨어진다.
자신의 역할을 다한 생명의 흔적들이 눈처럼 바닥에 소복이 쌓인다.
오늘이 부처님오신날이라서 그런지 저 아래 절에서 스님의 불경 소리가 온 산하에 울려 퍼진다.불자는 아니지만 생로병사의 삶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하나하나 정성스레 쌓아 올린 탑들도 보인다. 세상에 신이 있든 없든 탑을 쌓으신 분은 탑을 쌓는 정성만큼이나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였을 것이다. 그 정성만큼 큰 복을 받았을 듯 하다.
숲 사이로 대성사가 보인다. 대성사는 백제 제 15대 침류왕 때 창건된 사찰로 일제강점기 당시에는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던 곳이다.
둘레길의 표시를 따라 왔는데 갑자기 공사 중 팻말과 함께 길이 막혀 갈 수 없다. 아무런 안내도 없다. 다시 양재 시민의 숲 방향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 간 후 다리를 건너 둘레길 안내 표지를 만났다.
양재 시민의 숲!
여기가 우면산 둘레길의 종점이다. 소나무 숲이 많아서 피톤치드도 많이 마실 수 있고 그늘이 많아 강남에 있는 산책 장소 중 괜찮은 듯싶다. 이어서 서울둘레길 4코스 대모.우면산둘레길 코스의 2번째 구간인 B코스인 대모산 구간을 간다. 이 구간은 양재시민의숲, 양재천, 구룡산, 대모산을 연결하는 코스로 경사가 완만한 코스다. 코스는 양재 시민의 숲 입구에서 출발하여 수서역까지 간다. 머리가 복잡하고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산림욕을 즐기면서 산책하기에 적당한 코스다.
양재시민의 숲역 옆에 추억의 간이역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화원이 보인다. 사랑하는 연인과 데이트를 즐기며 사진 찍기에 참 좋은 장소인 듯하다.
양재 시민의 숲 입구 안내소 옆에 보면 빨간 우체통이 보인다. 그 곳에서 서울둘레길 스템프를 찍는다. 이 곳이 B코스 구간 0m 구간의 시작이다.
6.25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밀려 후퇴할 때 스무 살도 안된 꽃다운 청춘들이 유격대를 조직하여 희생한 청년들의 넋을 기리는 유격백마부대 충혼탑이 있다. 그 옆에는 또 하나의 아픈 영혼의 상처를 달래는 위령비가 서 있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버마상공에서 흔적도 없이 공중에서 폭파되어 전원이 사망한 사건. 이념의 갈등 속에 허망하게 사라져간 속절없는 희생이다. 잠시 머리를 숙이고 길을 떠난다.
길 옆에는 들꽃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낸다. 이름 없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갈 들꽃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다. 성남대로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건너 간다.
서울에도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있다.
고급 주택들이 즐비한 곳을 지나면
바로 구룡산으로 향하는 길이 나타난다.
국수봉이라고도 불렀던 구룡산(九龍山)은 옛날 임신한 여인이 용 10마리가 하늘로 승천하는 것을 보고 놀라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1마리가 떨어져 죽고 9마리만 하늘에 오르게 되자 구룡산으로 부르게 되었고, 하늘에 오르지 못한 용은 좋은 재목, 좋은 재산인 물이 되어 양재천(良才川)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누군가 간절한 소망을 담아 돌탑을 쌓아 올려 놓았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이 탑을 쌓으신 분의 소망도 모두 이루어졌으면 한다.
좋은 나무는 죽어서도
울타리가 되기도 하고
산사태를 막아주는 제방도 되어
우리를 도와준다.
둘레길에 있는 불국사는 강남에서는 봉은사를 제외하면 유일한 고찰로 1353년(공민왕 2) 진정국사(眞靜國師)가 창건했다고 전하나 확인된 바 없어 창건과 관련된 사항은 불분명하다. 이후 절 아래 동네에 살던 한 농부가 밭을 갈다 땅속에서 석불을 발견하였고, 이 석불을 절에 모시게 되면서 한때 약사절 혹은 약사사로 불리기도 했다. 조선 말 고종의 꿈에 태종이 자주 나타나곤 하여 헌인릉 근처의 이 절을 증축하면서 ‘불국사’라는 사명(寺名)을 내렸다고 전한다. (네이버 백과)
이 곳에 봉안되어 있는 석불좌상은 고려후기 석불조각의 지방양식을 잘 보여주는 불상으로 지정가치가 있어 서울시 문화재자료로 지정했다.
또한 이 둘레길에서는 사랑나무 연리목(連理木)도 볼 수 있다. 연리목은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서로 엉켜 마치 한 그루처럼 자라는 현상이다.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남녀간의 사랑이 진한 것으로 비유하며, 예전에는 효성이 지극한 부모와 자식을 비유하기도 했다.
대모산은 높이 293m의 산으로 산 모양이 늙은 할미와 같다 하여 할미산으로 불리우다가 태종의 헌릉을 모신 후 어명으로 대모산(大母山)으로 고쳤다. 구전에 의하면 산 모양이 여승의 앉는 모습과 같다하는 설과 여자의 앞가슴과 같다하여 대모산이라는 설도 있다.
돌탑전망대에서 본 서울이다. 이 돌탑은 강남구 일원동에 사는 임형모씨가 15년째 쌓아 올린 것이다. 그 분 덕분에 아름다운 돌탑을 감상하고 간다.
한분이 하모니카로 '칠갑산'이라는 곡을 연주한다. 그 소리에 잠시 길을 멈춘다.
서울둘레길의 우면, 대모산 구간 종점이다. 걷기 전에는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했다. 렇게 유유자적하며 산길을 걸어보니 가슴 속 얽혀 붙은 찌꺼기가 사라졌다. 마음 뿐이 아니라 몸도 더 가벼워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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