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2코스 용마·아차산 구간

총길이: 14.3 km
시점: 화랑대역 4번출구
종점: 광나루역 1번출구
난이도: 보통

서울둘레길 수락.불암산 코스에 이어

서울둘레길 2코스

용마.아차산코스를 걷는다.

겨울이라하기에는 너무 포근한 아침

화랑대역 4번출구 앞 공원에서

스템프를 찍고 출발한다.

목동천을 지나 양원으로 가는 지하통로에 고구려 군사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어린 소녀는 그 고구려 군사들의 호위 속에 밤길도 무섭지 않다.

망우 청소년수련관

중량 캠핑숲

망우청소년수련관을 지나 중량캠핑숲을 거쳐 망우 공원묘지로 올라간다.

망우 묘지공원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중에서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인생

우리는 찰나의 인생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으려고
서로 미워하고 괴로워 하는가.

 

나뭇가지 사이로 돌탑이 보인다.

 

이 탑은 수십 년간 산속 쓰레기를 치워오신 80대 노인께서 쌓으시어 올린 것이다. 노인께서는 이곳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욕심도 버리고 미워하지도 않으면서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돌탑을 쌓으셨다.

 

망우산에는 사색의 길이 있다,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평탄한 길에 길 옆에는 수많은 선각자들이 누워계시고 그 길 위에서 길없는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

서울 둘레길 2코스 중 가장 어려운 깔닥고개다. 이곳에는 570개의 계단이 있다. 인생에는 이보다 더 많은 깔닥고개가 있다. 그 고비를 잘 넘기면 그 깔닥고개는 추억이 되고 성공의 추억이 된다.

 

일단 스탬프 먼저 찍고 긴 심호흡을 한다.

​

깔닥고개 중간 중간마다 멋진 조망장소가 있다. 이곳에서는 북한산의 비봉, 백운대, 인수봉과 배봉산, 북악산, 개운산 , 도봉산, 수락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생도 그러한 것 같다. 삶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중간중간마다 이런 멋진 행복을 조망할 수 있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 행복은 조망할 수 있을 뿐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조망할 행복이 있다는 건 희망이 있다는 것이고, 희망이 있는한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한강의 미사대교, 강동대교, 암사대교도 한 눈에 보인다. 사진작가 한 분이 멋진 영상을 담고 있다.

용마산의 용마봉

이곳 용마산.아차산 보루군은 고구려와 신라의 유적으로 고구려,신라,백제가 한강하류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요충지에 축성한 남한에 남아있는 최대의 고구려 유적이다,

아차산장성은 백제의 도읍지 토성으로 추정되며 고구려가 점령 후에도 보루를 이어주던 연결로로 사용되었고 신라가 점령 후에도 이곳에 장한성을 쌓았으며 조선시대에는 살곶이목마장의 담을 축성하였다,

이곳은 살기 위해 죽고 죽이는 살육의 현장이었다. 그때는 이념전쟁도 없었을 텐데 죽이지 않고 서로서로 함께 잘 사는 방법은 없었을까?

지금 보이는 것은 치(雉)라고 한다.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옆에서 공격할 수 있도록 성벽 일부를 돌출시켜 만들었다, 치와 치 사이의 간격은 각치의 양쪽 성벽이 사정거리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아차산성에는 이런 치가 5개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 식수를 보관해두는 저수조가 있었다.

원래 이곳에 멋들어진 노송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서울시내를 조망하기 위해 그랬는지? 수백 년의 노송의 생명이 백 년도 못사는 인간들에 의해 한 순간에 사라져갔다.

오랜 풍상 견디어 온 아차산성
무너진 석축 돌무지
몸서리마다 스며있을 무사들의 피.함성
평강공주 바보사랑 이야기

전쟁과 살육
사랑 가슴앓이
예나 지금이나
변한 건 하나도 없는데

"인간사 부질없다"
세상일 본듯 못 본듯 아리수
아차산 구비돌아
무심한 듯 흘러내리네

「아차산 전설」 박하린

​

도성의 사방이 내려다 보이는 아차산의 곳곳의 흔적이 한강유역을 차지하기 위한 삼국의 치열한 투쟁의 역사가 보이는 듯 하다.

아차산성은 고구려의 광개토왕이 쌓았으며
백제 개로왕이 이 성 아래에서 죽었고
온달장군이 이곳에서 전사했다.

왜 개로왕은 죽었다고 표현하며 온달장군은 전사했다고 표현을 했는지?

그리고 이곳의 역사는 고구려만의 역사가 아니고 삼국이 치열한 투쟁을 벌였던 곳인데 왜 유독 고구려만 강조하는지 궁금하다.

​아차산 공원 관리사무소 앞에서 스탬프를 찍고 고구려.백제. 신라의 처절한 역사의 산 아차산과 작별을 한다.

광진구의 골목골목에 아름다운 벽화가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벽화가 없었으면 우중충한 분위기였을 텐데 마치 미술전시관에 온 기분이다.

서울둘레길 2코스 용마.아차산 코스의 마지막 종착지다.

길따라 오래된 과거의 시간을 여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