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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서울둘레길 7코스 - 봉산·앵봉산구간

서울 둘레길 7코스 봉산·앵봉산코스는 가양역을 기점으로 노을공원, 하늘공원, 월드컵경기장을 지나 봉산과 앵봉산을 거쳐 구파발역에 이르는 길이다. 봉산과 앵봉산은 수국사, 서오릉 등 역사적 유산이 많아 볼거리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총길이: 18km
시점: 가양역 3번출구
종점: 구파발역 2번출구
난이도: 중상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한강을 건너서 가양역 3번 출구에 나왔다.

순간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에 온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나오던 방향으로 계속 직진을 하자 빨간 우체통이 보인다. 가양대교 남단, 이곳이 서울둘레길 7코스 봉산.앵봉산코스의 시작이다

한강은 태백산맥에서 발원하여 강원도, 충청북도, 경기도, 서울을 거쳐 황해로 흘러 드는 514km의 긴 강이다. 한(漢)이라는 이름은 크다는 의미의 ‘아리’를 한자로 표기한 것에서 유래한다. 이 강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역사는 흥망성쇠를 거듭 해왔다. 삼국시대 이 강을 놓고 연합과 배신과 투쟁을 지속해왔고, 임진왜란 때 행주산성에서 소서행장과 치열한 전쟁을 했으며, 병자호란으로 백성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인조는 이 강을 넘어 남한산성에 피신하였고 끝내 이 한강변에서 삼전도의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근래에 와서는 6.25때 백성을 버리고 피난을 가면서 한강다리를 폭파해 수많은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체 수장된 곳이기도 했다. 우리는 이 강을 통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냈으며, 급격한 근대화 속에 성수대교 붕괴라는 아픔을 잉태한 곳이기도 하다. 이제는 가양대교를 달리는 저 차들처럼 굴곡이 없이 끊임없이 전진만 하기를 바란다

이 강을 건너면 난지한강공원이다,

난지도는 원래 난초 꽃이 아름답게 장관을 이룬 섬이라 하여 불리어진 이름이다. 한 때 이곳에는 서울의 모든 쓰레기가 몰려들었고, 아무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곳이 이렇게 변했다.

아름다운 갈대와 갖가지 꽃들이 다시 피어나고 새로운 생명을 얻기 시작했다. 모든 악취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오히려 싱그러움 풀 내음이 기분을 좋게 한다. 자연의 복원력이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6코스에 걸었던 안양천도 사람들의 노력으로 다시 물고기들이 살게 되었고, 이 곳 죽음의 땅 난지도도 불과 10여년 만에 이렇게 바뀌었다. 그런 자연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한강 난지공원을 빠져나오면 메타스쾨이어길이 이어진다. 메타스쾨어길은 1999년 조성하였으며, 하늘공원 남측과 난지천 공원 사이 산책로에 900m의 시원하게 뻗은 산책로와 하늘높이 솟은 메타스콰이어 나무가 있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보았던 쓰레기더미들

그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산이 되었다.


그 산에 올랐다.


이제 그곳은 더 이상 쓰레기더미가 아니다.
외국사람까지 찾아와 사진 찍고 즐기는 관광명소 하늘공원이 되었다.
인간의 못된 짓을 모두 용서하고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해준 그것이 바로 자연이다.

이곳을 이렇게 바꾼 계기가 바로 월드컵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2002년 월드컵이 IMF 위기와 함께 환경에 대한 위기도 이렇게 멋지게 극복해 놓았다.

▲ 상암월드컵경기장

월드컵 평화공원
월드컵공원 육교

하늘공원을 지나
월드컵육교를 건너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지나서
불광천을 따라서 북으로 올라간다,
저기 보이는 북한산 입구까지 간다.

증산동에 있는 증산체육공원 안에서 두 번째 스템프를 찍는다. 증산동은 시루뫼라는 이름(시루 증: 甑, 뫼산: 山)에서 나온 것으로 마을 뒷산(반홍산)이 시루를 엎어놓은 모양과 같아 나온 지명이다.


시작이 반이데 벌써 반이나 왔다.
이제 남은 거리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처음에는 평탄한 길
산이라기 보다는 오솔길과 같은 편안한 느낌으로 걸었다.

 

그러나
가도가도 똑같은 길,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길,
가뭄에 영향인지 단풍도 들듯 말듯한
지루한 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봉산은 은평구에 있는 가장 큰 산이다. 이산은 높이는 209m뿐이 되지 않지만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능선으로 갈현2동, 구산동, 신사동, 증산동, 수색동에 걸쳐 있다.

드디어 봉산의 정상이다. 봉산은 일명 봉령산으로 조선시대에 무악 봉수로 이어지는 봉수대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207.8m로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과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과 경계를 이루며, 북쪽으로 1.5~2km위치에 서오릉이 있고 은평구 방향으로 황금사찰로 유명한 수국사가 있다.

봉산의 봉수대
봉산에서 바라본 북한산
봉산에서 바라본 남서쪽

이제 다시 길을 간다.
목적지인 구파발역을 향하여.

산을 내려오면 바로 고양시와 경계가 나온다.
이 길을 건너 다시 앵봉산을 간다.

앵봉산은 높이가 230m의 산으로 상당히 가파르다. 이곳은 서울시와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군사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곳곳마다 방공호가 설치되어 있고, 사람이 접근할 수 없게 철책을 쳐 놓은 곳이 많다.

앵봉산은 은평구 구파발동 방이다골에 위치한 산으로 꾀꼬리가 많아 앵봉산으로 불렀다. 나무 사이로 고양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앵봉산을 내려와 평지를 만났다.

앵봉산 입구에 반가운 빨간 우체통이 보인다. 여기서 마지막 스템프를 찍는다.
처음에는 낮은 산이라 쉽게 보고 걸었는데 낮은 산이라고 절대로 얕보면 안 되는 것이다. 산은 역시 산이다.

이번 둘레길은 환경과 자연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의미 있는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