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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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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포동과 광복동 빛축제 부산 남포동과 광복동의 빛 축제는 화려하다. 부산 남포동과 광복동 밤하늘에 바닷속 생물들을 초대해 한바탕 축제를 벌인다. 돌고래가 재주를 넘고 고등어가 춤을 추고 해파리가 멋진 우산 쇼를 벌인다. 장관이다. 세계의 항구도시의 밤은 화려하다. 그 중에서도 남포동과 광복동의 밤거리는 더욱 화려하다. 빨•주•노•초•파•남•보 형형색색의 빛으로 사슴, 물고기, 해파리, 성탄트리, 바이올린, 온갖 동물과 사물을 허공에 그려 놓고 우리의 눈을 유혹한다. 그냥 허공에 발산된 빛의 장난인 것을 알면서 나도 모르게 착각에 빠져든다.. 동물들과 곤충들도 이 광경을 보고 인간처럼 착각에 빠져들까? 빨•주•노•초•파•남•보의 가시광선은 오직 인간만의 시각의 영역이다. 꽃 사슴, 물고기, 해파리, 크리스마스 트리, 선물 보따리..
동백섬 산책로 - 갈맷길 700리 2-1 빌딩을 쳐다보니 고개가 꺾어진다. 높고 높은 빌딩 숲을 지나 꽃피는 동백섬에 왔다. 오색 머리를 풀어헤친 인어의 구슬픈 고동피리 소리에 홀려 동백섬에 왔다. 섬인데 배는커녕 다리 하나 건너지 않고 동백섬에 왔다. 동백섬은 원래 섬이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에 걸친 퇴적작용에 섬은 육지와 이어져 육계도가 되었다. 동백이 울창하다. 바닷바람 온몸으로 맞으며 짙은 동백향기를 뿜으며 동백은 왜 거기에 피어 있는가? 붉고 붉은 입술로 단장을 하고, 검푸른 초록 옷을 입고 엄동설한 한겨울에 옛 님을 기다리는가? 둥근 지붕의 건물이 있다. 누리마루 APEC 하우스다. 2005년 APEC 정상회담 회의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동백섬에 세운 건물이다. 정자 형식으로 된 이 건물의 이름은 누리마루다. 세계의 정상들이 모여 회의..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 세상 그 위를 날아 오르자 아이오티(IoT), 클라우드(Cloud), 빅 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첫 알파벳 글자를 따서 ICBM이라고 불린다. 그 무서운 신병기가 우리 뇌를 공격하여 점점 생각을 잃어가게 한다. 갑자기 스무 살 문학소년 시절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다. 예전에는 집에서 보지 않는 책들을 한 보따리 짊어지고 동네 헌책방을 찾았다. 그곳에서 가지고 온 책과 읽고 싶은 책을 바꾸기도 하고 헌 책을 사기도 했다. 읽고 싶은 책을 책방 한 구석에서 겨우 찾아 들었을 때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손바닥 스마트폰에서 찾아볼 수 있어서인지 헌책방을 보기가 어렵다. 옛 추억을 생각하며 보수동 책방골목에 간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6.25 한국전쟁 때 함경도에서 피난 온..
박차정 의사 생가 - 불꽃처럼 살다간 항일의사 화려한 무궁화 물결 속에 태극기가 살아서 움직인다. 사이사이로 무궁화 꽃도 같이 움직인다. 그림 속 담벼락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허름한 기와집이 보인다. "박차정 의사 생가" 박차정은 우리나라의 광복을 위해 끝까지 일본에 저항한 항일 의사다. 가슴속에 불꽃을 심고 조국 땅에 해방의 꽃을 피웠던 박차장 의사, 서른 넷의 꽃다운 삶을 마감한 박차정 의사는 이곳 부산 동래사람이다. 19세기의 세계는 격변의 시기였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으로 급격한 근대화의 길로 들어섰고 세계의 열강들은 식민지 확보의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때까지 조선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였다. 한 때 변방에서 군생활을 했고 천주교도와 일반 중인들과 교류가 있었던 흥선 대원군과 역관 등 백성의 일부만이 위기를 직감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모든..
이기대 해안산책로 - 부산 최고의 절경 부산에 가면 이기대 해안산책로는 꼭 보고 와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부산의 최고의 절경이라는 말이다. 이기대 해안 산책로는 해안 절벽을 따라 조성되어 있어 숲과 절벽과 바다의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이기대란 이름은 임진왜란 때 왜군들이 수영성을 함락시키고는 축하잔치를 베풀었는데 수영의 두 명의 기녀가 술 취한 왜장과 함께 물 속으로 떨어져 죽었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이기대 산책로는 총 길이 3.95킬로미터로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농바위, 이기대를 거쳐 동생말에 이르는 코스다. 한가지 조언을 하자면 동생말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오르막 경사가 없는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시작하는 것이 트래킹에 편하다.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시작하면 처음에만 경사가 있다가 줄곧 내리막 길이다. ..
청계사 가는 길 - 우담바라 핀 청계사와 경허 선사 최인호가 쓴 ‘길 없는 길’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자신의 근원을 찾아 아홉 살 나이에 어머니의 손을 잡고 청계사로 갔던 경허의 행적으로 추적한다, 일자무식의 경허, 그에게 천리를 달리는 명마로 만들기 위해 박처사는 글을 가르친다. 그러나 박처사는 그에게 글을 가르침으로 인해 그는 큰 지혜대신 작은 지식을 얻고, 그 지식은 그의 올가미가 되어 그를 억압한다. 그런 작은 세계에만 머무를 뻔 한 경허는 스승 만화를 만나 강원의 스승자리를 물려 받는다. 그리고 역병에 걸려 생사를 넘나드는 인간들을 보고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다. - 최인호의 길 없는 길의 줄거리 경허는 1846년부터 1912까지 살았던 조선 말기의 승려다. 그는 태어난 해에 부친을 여의고 9살에 경기도 의왕에 있는 청계사로 출가했..
부산 동래부동헌과 동래읍성 - 역사와 충절의 현장 1592년 4월 14일, 정발 장군이 전사하고 부산진이 왜적의 손에 떨어졌다. 다음날 왜군 선발대가 동래성에 와서 송상현 부사에게 목패를 보였다. 전즉전의불전즉가도 戰則戰矣 不戰則假道 싸우려면 싸우고 싸우지 않으려면 즉시 길을 비켜라. 송상현 부사는 눈을 부릅뜨고 목패를 던져 답신을 했다. 전사이가도난 戰死易 假道難 싸워서 죽기는 쉽지만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 수많은 왜군이 동래성을 공격했다. 경상좌병사 이각과 경상좌수사 박흥은 적군의 기세에 눌려 도망가고 송상현 부사, 조영규 양산 군수 등 몇 명의 관리와 백성 4천명만이 남았다. 왜군들은 동래성를 겹겹이 에워싸서 벌떼처럼 몰려들어 총공세를 퍼부었다. 1만 5천명 왜군의 조총에 맞서 병사들과 동래성의 백성들은 끝까지 대항했다. 병사들은 활과 화살로, ..
서울로 7017 – 자연에의 회기 인간의 몸은 나약하기 그지없다. 인간은 작은 물방울 하나에도 쓰러질 수 있고, 자신의 키 높이에서도 떨어져 죽을 수 있다. 털 하나 없는 여린 피부는 그대로 노출되어 작은 긁힘에도 상처를 입고, 약한 광선에도 염증을 일으킨다. 생명체 중에 가장 나약한 동물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지구를 지배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상부상조할 줄 알고 이성적으로 사고 할 줄 안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부른다. 홀로 살 수 없는 동물이기에 인간은 집단을 만든다. 서로가 힘을 합쳐 집을 짓고, 식량을 만들고, 물물교환을 한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들어 도시가 만들어진다. 집에서 몇 걸음 나서면 모든 것을 만난다. 식당, 병원, 카페, 놀이터, 없는 게 없다. 그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