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누리길

다시 또 걷고 싶은 경의선숲길

가좌역 입구에서 효창공원까지 옛 경의선에는 경의선 숲길이 있다. 이곳에 있던 경의선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기존의 철길에 생긴 공원이다,

가좌역을 나와 연남동 방향으로 200여미터 걷다 보면 경의선 숲길의 시작점이 보인다. 연남동은 연희동에서 분리되어 간 새 동이 연희동 남쪽에 있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연남동의 옛 지명은 세교리 잔다리다. 옛날 이곳에는 작은 물길이 여러 갈래 지나갔다. 그런 연유로 이곳에 작은 실개천을 만들고 이름도 '세교실개천'이라 하였다.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있는 삭막한 도심 속에 이런 숲길을 조성한 것은 정말 탁월한 결정이었다. 서울시가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하여 이토록 아름다운 길이 생긴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수 있는 널따란 공간이 끝없이 이어진다.

아름다운 꽃들과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은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온 듯하다.  나는 그 동화속 이야기 세계에 들어와 그들과 친구가 되고 또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옛 철길의 조형을 그대로 살려놓아 비둘기호를 타고 낭만을 찾아 떠났던 학창시절의 옛추억도 저절로 떠오른다. 

철로에 귀 대어 보면 그 때의 그 추억의 열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곡예하듯 철길을 걷는 어린 소녀의 모습도 보이는 듯 하다.

고교시절 검은 교복에 모자를 눌러쓰고 통기타를 메고 경의선을 타고 낭만을 즐기던 친구들과 선배들의 모습도 또한 그립다.

경의선숲길을 가로지르는 와우산로32길은 땡땡거리로 불린다.  옛 철길을 따라 기차가 지나갈 때면 건널목에 차단기가 내려지고 "땡땡' 소리가 울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싱그러운 계절의 햇살을 받고

작은 개천이 유유히 흐르고

 

화려한 색채의 꽃들의 향연은

소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새창고개는 효창동에서 도화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일대에 조선시대 선혜청의 별창고인 만리창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새창고개라는 이름이 생겼다.  이곳 경의선 숲길은 옛 경의선 철도위에 조성된 길이다.

파주 임진각에 멈춰있는 녹슬은 열차

경의선은 서울부터 신의주까지 가는 철로의 이름으로  일제가 한반도 지배와 대륙 침략을 위해 1904년부터 3년간 건설했다, 518.5킬로미터의 경의선은 경부선과 함께 한반도 남북을 관통하는 주요 철로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동족간의 생이별인 남북의 분단으로 북으로 향하는 철마는 70년간 운행이 중단되었다.  최근에 서울과 신의주로 가는 끊어진 길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의 정상이 서로 만났다.  그리고 그 길을 함께 걸었다.

 

길이 있으면 당연히 가야 하건만 우리는 왜 그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일까?  이제는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이런 질문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파주 임진강 철교의 모습

이대로 이 경의선숲길을 따라 문산을 지나 개성을 거쳐 신의주를 넘어 대륙으로 도보 여행을 떠나면 어떨까?  더 이상 4면이 뚫린 섬나라보다 못한 삼면만이 존재하는 이상한 차원의 도형 안에서 살지 않기를 기원해 본다.